짧은 3박 5일 의 마지막날이 밝았습니다. 오슬롭투어, 수밀론 리조트 데이트립까지 마치고 마지막 날의 숙소는 세부시티의 퀘스트호텔이었습니다. 전날 밤11시 넘어서 차 엄청 막히는 시티까지 무사히 드랍해주시고 가이드님과 헤어졌어요. 퀘스트는 비교적 저렴한 호텔이었지만 에어콘과 샤워시설과 조식은 훨씬 나았던것 같아요. 만 7세까지는 조식추가무료구요 잠만 잘꺼라서 예약한건데 침구도 한국의 인터콘티넨탈같은데 있는 매끈하고 부드러운 호텔침구에요. 벌써 세부는 곳곳이 크리스마스 준비가 한창이더라구요.
늦잠자고 느지막히 일어나 조식 후 수영장도 둘러보고 근처로 살살 산책하며 걸어가니 그 유명한 아얄라몰이 나오더군요. 저희는 쇼핑에 큰 목적이 없었기에 슬슬 둘러보면서 기념티셔츠 오천원짜리 한장씩 사서 화장실가서 갈아입었어요. 아얄라몰은 속속들이 안둘러봐서 그런지 몰라도 삼성동 코엑스몰이나 신도림스퀘어원 같은 느낌이었어요. 저렴한 스타벅스도 한 잔씩 하면서 기다리니 시간맞춰 캐시님이 스벅앞으로 딱 데리러 오셨고 드디어 시티투어&나이트 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첫번째로 이동한곳은 남들 다 가는 유적지투어.. 였지만 가는동안 필리핀의 역사와 인물에 대해 재미난 설명을 들으면서 유적지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습니다. (울일학년도 재미나게 알아듣고 질문하고 동참할 수 있었던 눈높이 가이드!!) 산페드로요새 - 마젤란십자가 - 산토니뇨성당. 설정샷도 많이 찍어서 재미있는 추억을 많이 남겼구요. 역사적 배경을 설명해주시고 해서 그런지 안가봤으면 서운했을거같아요.
다음으로 이동한곳은 맛난 코코넛 주스 한잔씩 하고 칼본 재래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쫌 지저분하고 냄새나는거 싫어하시는 분은 비추이고요. 생선냄새, 닭냄새.. 서민의 생활상을 엿보고 활기찬 느낌을 가져보고싶다면 치안의 위험을 감수하고 방문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족은 정말 재미나게 구경했어요. 가이드님이 운동화로 갈아신으시면서 소매치기당하면 뛰어가서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소녀들이 빠르대요. 그런 위험부담을 감수하시고 투어요청을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저희는 여기서 과일도 저렴하게 한봉지 사보았어요.
그리고나서 점심으로 오이스터베이를 가려고 했는데 칼본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꾸물대서 그런가 차가 많이 막히는바람에 브레이크타임이 다가오더라구요. 그래서 차선책으로 스테이크로 유명한 까사베르데를 가기로 했습니다. 아얄라몰에 있는 까사베르데로 알고 있었는데 아침에 아얄라는 구경했으니 다른곳에 있는 데를 가자고 하셔서 그쪽으로 가기로 했지요. 만약 가이드맨 없이 우리끼리의 자유여행 이었다면 바쁜 일정속에서 이렇게 다양한 곳을 다닐 수 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원래 가이드맨님의 투어에는 졸리비 였는데요 저희는 전날 지나가다가 햄버거를 먹었기 때문에 저희가 페이하기로 말씀드리고 까사베르데를 갔어요. 이것이 가이드맨을 선택한 최대 장점!! 서로 의논해서 얼마든지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는것!!! 여행사통해 갔거나 하면 다른일행 눈치도 봐야하고 가이드님 눈치도 봐야하고 얼마나 피곤한 노릇인가요? 필리핀 로컬음식이 전반적으로 좀 짠편이고 맛본다는 의미외에는 특별히 맛있다는 느낌을 못받았었는데 까사베르데는 우리 입맛에 많이 가까웠던것 같아요. 인테리어는 한국의 캐주얼 양식당 수준인데요. 전문점 답게 스테이크 미디움도 잘 굽고(한국에서도 잘 못굽는곳이 많잖아요?) 거대한 초코파르페로 디저트까지 멋지게 마무리 했답니다.
이번에는 카트를 타러 갔습니다.카트라이더 시설이 꽤 열악해보이는데 엄청 안전을 신경쓰는 곳이었어요. 심하게!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재밌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아이는 2인용 카트가 있어서 아빠랑 같이 탔어요. 아이를 동반한 분도 그렇지만 연인이나 친구들끼리 내기 하면서 레이싱 해도 완전 재밌을거 같아요. 속도가 은근 빨라요. 시속 한 40-50km는 나오는듯합니다. 자동차처럼 뚜껑이 없으니 시원한 바람이 짱입니다.
이번엔 야경으로 유명한 탑스힐 전망대와 짚라인 입니다. 애가 너무 지쳐서 차에서 잠들어버려서 저희 부부만 오붓하게(?) 짚라인을 즐길 수 있었네요 에버랜드에 있는거보다 훨씬 길고 높아요. 아래 협곡이 있고 중간중간 악소리 나오는 트릭(?)도 있구요.. 그래서 무섭지만 땀이 쭉나는게 역시 캐시가 시키는대로 하길 잘했다! 했습니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멋진 체험이었어요.
탑스힐 전망대는 여행을 마지막 밤에 반추하기 좋은 곳이었어요. 반짝이는 세부시티의 야경뿐아니라 멀리 바다와 막탄섬까지 보이니까요. 추억에 잠기는 기분이랄까요? 그리고 유명한 란타우 부사이로 자리를 옮겨 맛난 저녁을 먹었고요. 야경이 끝내줍니다. 매번 식사때마다 메뉴도 안 겹치게 이것저것 로컬음식 맛보라고 주문 신경써주시고 넘 감사했어요. 어른들은 산미구엘 한잔 하면서 아이는 할로할로를 핥으면서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편안하고 맛있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더구나 이날 아래쪽 베버리힐즈(부촌)의 어느집에서 파티를 하는지 불꽃놀이를 하더라구요. 식사하면서 운좋게 불꽃놀이까지 덤으로 즐기게되어(테라스 좌석이어서) 로맨틱하고 유쾌한 시간이었어요.
끝나지 않는 시티투어는 트리쉐이드 마사지샵으로 향했습니다. 듣던대로 일단 규모가 엄청 크고요. 직원이 80명이나 된다고 하더라고요. 손님이 끊이질 않더군요. 마사지사는 늘 그렇듯이 복불복이긴 하지만 저희는 괜찮은 분을 만나 편하게 드라이마사지 잘 받았구요. 아이는 성장마사지 받았구요. 노곤노곤한 몸으로 공항으로 이동했어요. 그런데 이 와중에 가이드님은 쉬지 않으시고 그동안 찍어주신 사진을 씨디로 구우셨던거에요. 노트북 왜가져오셨나 했더니... 와 정말 감동서비스, 집에가서 며칠쯤 있다가 사진 봐야되서 아쉽네 했는데 에잇, 이런 꼼꼼쟁이!! 맘에 쏙들엇!! 저희가 비행기 시간이 너무 늦은 시각이라 새벽1시반비행기요.. 공항앞에 카지노에도 살짝 들러서 구경이라도 하라고 울 꼬맹이랑 놀아주시면서 배려해주시고.. 그냥 이제 다 끝났으니 들어가세요 하고 헤어져도 되는데 보딩시간 될때까지 기다려주시고 너무 감사했어요.
프롤로그 멋진 세부 첫 여행을 마치면서 후기를 쓰고 있노라니 가이드맨을 만났던것은 다시한번 행운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후기를 열심히 쓰는 이유는 너무 진심을 다해 애써주시고 여행을 알차게 꾸며주신 캐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고, 그리고 여행을 저처럼 어쩌다 벼르고 벼르다 떠나려는 분들에게 가이드맨을 선택하시라고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자주 여행을 갈 수 있는 여력이 되시면 한번쯤은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도 있고 조금 망치는 여행이 되어도 덜 섭섭하겠지만 저처럼 정말 어쩌다 간신히 시간을 가지게 된 분들에게 좀 더 알차고 기쁘게 보낼 수 있도록 캐시를 선택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아이가 둘이나 있고(기저귀 차는 작은아이는 맡기고 갔어요) 신랑은 늘 바쁜 월화수목금금금 이어서 여행을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질 않았었어요. 그런데도 이렇게 구멍없이 좋은 기억만 가득한 여행이 되었던것은 무조건 가이드맨 덕분!!! 친구처럼 가족처럼 따뜻하게 다가오고 늘 고객에게 먼저 선택권을 주었던 가이드다운 가이드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뜨거운 열정과 따뜻한 가슴으로 세부로 여행가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남겨주는 멋진 직업을 가진 캐시. 자부심 가지시고 가이드맨 꼭 번창하시길 바래요. 다음번에 어디서든 또 한번 꼭 만나고 싶네요. 고마워요. 힘내요!